[세계뉴스통신/=xinhua 기자]  "어디가 불편하세요? 혀 한 번 내밀어 보실래요?" 상하이중의약대학 부속 웨양(岳陽) 중서의(중∙서양 의학)결합병원의 피부과에서 한국인 중의사 홍석경 의사가 중국인 환자를 진맥하며 진찰하고 있다.

홍석경 의사는 이 병원의 유일한 외국인 중의사다. 그렇기에 이름도 영문으로 표기돼 있다. 

"외국인 의사가 이곳에 중의사로 있다는 것에 놀라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홍석경 의사는 "다들 저를 신기해하면서도 친절하게 대해주신다"며 "제 푸퉁화(普通話·표준어) 발음이 조금 어색한데도 다들 인내심을 갖고 바로 잡아주신다"고 말했다.

상하이 현지 환자들을 진료하는 그는 임상 공부와 더불어 상하이말(상하이 방언)도 공부해야 했다. 그래서 공책에 하나하나 단어를 적고 한국어로 상하이말에 대한 설명을 달아 자신만의 작은 사전을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그는 조금씩 상하이말로 환자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홍석경 의사를 가장 기쁘게 하는 것은 그에 대한 환자들의 신뢰다. 그는 "본래 두드러기 증상을 가지고 있던 여드름 환자에게 중약을 처방하자 두드러기가 먼저 좋아지고 여드름도 점점 개선되었다"며 "환자가 계속 치료를 받으러 와 성취감과 기쁨을 느꼈다"고 웃으며 회상했다.

 
지난달 6일 한국 의사 홍석경이 여드름 환자에게 중의학 마스크팩을 도포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지난달 6일 한국 의사 홍석경이 여드름 환자에게 중의학 마스크팩을 도포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되돌아보면 홍석경 의사에게 의학도의 길은 어린 시절 경험에서 시작됐다. 그는 어렸을 때 큰 수술을 받았고 수술 후에도 자주 아프고 불편함을 느끼곤 했다. 하지만 침을 맞고 한약을 복용하면서 건강이 서서히 좋아졌다. 이에 그의 부모님은 그에게 중국에서 중의학을 공부하길 권유했다.

홍석경 의사는 2007년 상하이중의약대학 본과에 진학했다. 이후 그는 박사후(포닥)과정에 진학한 대학 내 최초의 외국인이 됐다.

"본과 과정에서는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배우고 석사과정에는 치료의 원리를 배웁니다. 박사과정에는 그러한 원리를 통해 질병 치료를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연구할 수 있습니다." 그의 소감이다.

홍석경 의사의 박사과정 연구 주제는 건선 치료다. 건선은 아직 명확한 발병 기전이 밝혀지지 않은 병으로 서양 의학에서도 재발 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중의학에 대해 중의학과 서양 의학을 결합한 치료와 관련해서 중국이 상당히 앞서 있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그는 "중의 피부과는 중의 외과에 속하며 중의학과 서양 의학이 결합된 전형적인 과목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의 한의학은 상대적으로 전통성을 띠는데 반해 중의학은 상당 부분 현대화돼 양국간 많은 교류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전했다.

홍석경 의사는 외국인 중의사로서 문화 전파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중∙한 의학 교류 촉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지난해 지도 교수님과 함께 중∙한 협력 국가기금 프로젝트를 따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중∙한 피부연구센터와 같은 전문 기관 설립에도 힘을 보태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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